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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노고산에서 '북한산 북편 바라보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2. 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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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노고산에서 '북한산 북편 바라보기'
 양기용 기자 (발행일: 2011/12/25 23:47:57)

[탐사] 노고산에서 '북한산 북편 바라보기'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크리스마스때면 가끔 희한한 꿈을 꾼다. 몇 년전에는 장딴지까지 푹푹 빠진 눈산을 팀원들과 올라 중턱으로 내려온 곳이 등축제가 벌어진 스키장이었고, 거기가 우리집 뒷산이란 것 그때서야 알았던 꿈.
어제는 ...딱딱하게 마른 똥밭에서 소금을 걷어내고 대원들과 식사를 했다. 입이 찢어져 밥을 못먹는 여자를 치료한다고 반창고를 붙인 일, 이주일씨가 분당에서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확실하다는 연구소 후배의 친절한 설명...


▲ 북한산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은 노고산이다. ⓒ20111225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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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고산에서 본 북한산 북편. 우측 끝은 문수봉이 맞으나 북한산 남단의 상징으로 보현봉이라 표기함 ⓒ자료사진

시간이 촉박해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눈내린 다음 오늘같이 맑은 날을 택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노고산에서 북한산을 보고 싶어서였다. 구파발에서 버스로 환승해 흥국사 입구에서 내렸다. 연신내 살 적 봄날 산책왔던 개천을 건너 곧바로 오르기 시작했다.

하산길에 사찰 경내를 들를까,생각하다가 어두울 것 같아 미리 가자고 마음 먹고 일주문을 들려는데 내려오던 아름다운 아가씨가 환한 얼굴로 수줍듯 목례를 한다. 나도 합장으로 답례하고 스쳤는데 템플스테이를 하고 있는 학생이었나 보다. 아담한 경내를 휘 돌아 물 한 잔, 사진만 몇 장 찍고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거리를 두고 북한산을 속속들이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노고산이다. 이 산능선을 타면서 고도와 방위각이 달라질 때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은 어떤 산에서도 볼 수 없는 명산 북한산(北漢山 836m)의 풍광이다.

▲ (인수봉이 둔탁한 탄두 모양이라면) 의상봉은 예리한 화살촉같이 생겼다. ⓒ서울포스트
▲ 한미산흥국사 일주문(漢美山興國寺 一柱門)을 들어 서며 나라가 흥하고 바로서기를 기원했다. ⓒ서울포스트
▲ 수령 450년 된 보호수와 흥국사 경내 ⓒ서울포스트
▲ 경내에서 보이는 북한산 ⓒ서울포스트

노고산(老姑山 495m)은 고양시 효자동 과 양주시 장흥면 경계에 있다. 북한산 상장능선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북쪽에 위치해 옛이름은 한미산(漢尾山 또는 漢美山)으로도 기록돼 있다. 산의 서쪽에는 흥국사(興國寺)가 자리하며 흥국사 안내에는 한미산흥국사(漢美山興國寺)로 돼 있다.

산은 암산(岩山)인 북한산과는 대조적으로 육산(陸山)이라서 모든 능선이 흙길이다. 남쪽에는 북한산 사기막계곡에서 발원한 창릉천(昌陵川)이, 북쪽으로는 곡릉천(曲陵川)이 각각 한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노고산은 옛지명 한미(漢尾 - 한산의 꼬리)에서 보듯 북-한산(北-漢山)의 연속으로 볼 수 있으며, '한미->할미->노고'의 과정을 거친듯하다. 특별히 다뤄진 산에 대한 이력도 변변치 않다. 또 현재명 노고(老姑)만큼 볼거리도 볼품도 없다. 그러나 북한산 북편을 속속들이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산이름처럼 마치 삶을 달관한 시어머니가 북한산이라는 며느리를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는듯 하다. 마치 지리산의 천왕봉과 노고단의 관계처럼(智異山 天王峰 老姑壇).

노고산에서 보면 북한산은 동쪽부터 - 상장봉능선, 우이능선, 인수봉능선, 숨은벽능선, 파랑새봉능선, 염초봉능선, 산성주능선, 원효봉능선, 의상봉능선, 비봉능선 - 남쪽까지 능선의 뼈대와 근육들이 다 들여다 보인다. 오늘처럼 맑은 겨울철이야말로 최적이다.

볼이 따끔거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종일 파란 하늘의 쾌청함이 좋았다. 눈이 조금 더 쌓였어도 좋았으련만. (龍)

▲ 노고산 고도를 높여가며 본 첫 전망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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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염초봉을 원효봉능선의 연장으로 보는 경향인데, 염초봉은 별도의 염초봉능선으로 봐야 한다. 염초봉능선(가운데 대각선 모양)도 백운대를 받히고 있는 중요한 버팀목이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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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산의 묘미 한 컷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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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봉능선과 우이능선에 둘러 싸인 사기막계곡 ⓒ서울포스트
▲ 백운대를 지탱하고 있는 능선은 한가운데 파랑새봉능선이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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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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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벽능선 외계인바위 뒤로 노고산 ⓒ서울포스트

▲ 흥국사 약사전(藥師殿 경기문화재 자료 제57호, 1985.7.27지정)은 흥국사의 본전(本殿)으로 약사도량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당우(堂宇) ⓒ흥국사 자료사진

[부록] = 흥국사(興國寺)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이다. 고양 덕양구의 한미산 기슭에 있으며, 본·말사 체계에 속해있지 않은 조계종 직할교구다.

신라 문무왕 원년인 661년에 원효가 북한산에서 수행하다가 약사여래를 만난 곳에 흥성암(興聖庵)이라는 절을 지은 것이 흥국사의 시초라고 전해진다. 원효는 본전에 약사여래가 봉안하면서 '상서로운 기운이 일어난 곳이라 많은 성인이 배출될 것'이라는 뜻에서 흥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오랫동안 사찰의 연혁이 전해지지 않다가 조선 숙종 12년인 1686년에 중창하면서 다시 부흥하기 시작했다. 특히 영조가 생모인 숙빈 최씨의 묘인 소녕원에 다녀오던 길에 이 절에 들렀다가, 직접 지은 시를 편액으로 만들어 내리고 숙빈 최씨의 원찰로 삼으면서 영조와 정조 대에 크게 발전했다. 영조가 하룻밤 머문 후 절 이름은 흥국사로 개칭되었으며, 절이 자리잡은 산도 원래 이름인 한미산으로 바뀌었다.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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