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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
강신애
이 밀리의 눈이 내렸네
공명에 떠는
네 개의 손바닥을 가로질러
잠언 같은
노면을 두드려대는 음소거의 타악기들
눈의 눈물샘 속으로
불의 숨을 불어넣는 촛불들……
삼 밀리
사 밀리의 눈이 내리네
내 속에서 증발하는 비문(碑文) 같은 폐허
밤도
이 환한 흉부를 숨길 수는 없었네
정말 눈일까
정말 첫눈일까 의심하는 나에게
만져보라고
차갑게 입맞춰 보라고
칠 밀리 팔 밀리
눈이 내리네
-계간『미네르바』(2012, 봄호)
-웹진 시인광장 선정『2012 올해의 좋은시 100選』(아인북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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