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사칙연산
정푸른
폭풍우 치는 밤엔 서둘러 나를 빼거나 더하지 말아요 당신의 허무를 수
선하는 아름다운 기호들이 부서져 버릴지도 몰라요 폭우에 젖은 오답은
당신 머리를 흔드는 번개의 아류, 난파선의 호루라기처럼 당신은 간절해
요 당신의 건조한 뇌를 흔들며 나는 끝없이 길어지는 π예요 당신 머리에
꽂힌 섬광은 무한대로 연결된 GPS죠 암산은 꿈의 뒷면에서 힌트를 얻은
포스트잇, 당신의 머리에서 펄럭이며 나는 먼 미래로 다시 태어나죠
천둥소리가 생크림으로 녹아있는 밤엔 나를 곱하거나 나누어 주세요
벌거벗은 생의 속살을 감춰줄 거예요
아무도 계산할 수 없는 광활한 주파수를
내 안에 증폭해 주세요
뒤섞여 달콤해지는 연산이
당신의 지평선을 토네이도처럼 휩쓸 거예요
그 곳에서 우리 다시 낯설게 만나요
빼고 더하고
곱해지고 나눠지는 몽환의 시간 속에서
당신 머리를 풍만한 실루엣에 묻었던
이항移項의 절묘한 그,
포즈로
-월간『현대시학』(2012년 7월호)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낮달 / 유지소 (0) | 2013.01.12 |
---|---|
시시한 시 / 박소란 (0) | 2013.01.12 |
초례청 / 최명길 (0) | 2013.01.11 |
분서 / 나태주 (0) | 2013.01.11 |
사랑 / 김승희 (0) | 201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