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泰山’은 중국의 이름난 다섯 산을 일컫는 ‘오악五岳’ 중에서도 ‘중국을 대표하는 산’, ‘천하제일산天下第一山’으로 불린다. 태산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양 문화권에서도 유명하다. 한국에도 ‘티끌 모아 태산’, ‘걱정이 태산이다’처럼 태산이 들어가 있는 속담이 많다. 중국인들은 태산을 성산聖山, 곧 성스러운 산으로 여기는데 이번 시간에는 태산이 중국 문화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태산의 상징성
중국에서는 고대 제왕이 태평성세나 하늘이 상서로운 기운을 내려 줄 때 ‘봉선封禪’이라는 의식을 거행했는데, 여기서 ‘봉封’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고 ‘선禪’은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고대 국가인 하夏, 상商, 주周 때부터 이 의식을 거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는 고대 중국인들이 태산을 많은 산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생각했고, 인간의 왕은 가장 높은 산인 태산에 가서 천제天帝에게 제사를 지내야 천명天命을 받들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의 <봉선서封禪書>에서, “태산 위에 제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것을 봉封이라 하고, 태산 아래의 작은 산에 제단을 쌓아 땅에 제사를 드리는 것을 선禪이라 한다.”라고 하면서 제왕이 봉선의 의례를 거행할 수 있는 조건을 ‘태평성세’와 ‘하늘이 상서로운 기운을 내려 줄 때’의 두 가지로 정하였다. 제왕은 재위 기간에 이 두 조건 중의 하나라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봉선의 예를 거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고의 창세 신화와 태산
중국의 창세 신화에 반고盤古라는 거인이 등장한다. 최초의 기록은 삼국 시대에 오나라 서정徐整이 쓴 <삼오역기三五歷記>에 나타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주 먼 옛날 우주에 커다란 계란 모양의 별이 까마득한 어둠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별에 알이 하나 있었고, 그 속에 반고라는 거인이 살았다. 그는 도끼로 알을 깨고 나오려고 하였다. 반고는 그렇게 18,000년을 노력한 끝에 드디어 알을 두 쪽으로 가르고 밖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그중 가벼운 것은 반고의 머리 위로 쉼 없이 상승하여 하늘이 되었고, 무거운 것은 반고의 발 아래에서 굳어져 땅이 되었다. 또 반고의 숨은 바람이 되고 숨소리는 천둥이 되었으며 눈에서 나온 빛은 번개가 되었다. 그가 화낼 때에는 날씨가 흐렸다가 기뻐하면 날씨가 맑았다. 세월이 흘러 반고가 죽은 후에 그의 두 눈은 해와 달이 되었고 머리카락은 풀과 나무가 되었으며, 땀은 강이 되었다. 그의 머리는 동악東岳-태산이 되었고 왼쪽 팔은 남악南岳-형산衡山이, 오른팔은 북악北岳-항산恒山이, 두 발은 서악西岳-화산華山이 되었다.
이처럼 태산은 중국인들에게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 일부에서는 신화를 근거로 하여 제왕들이 태산을 찾아가 제사 지내는 이유를 반고의 머리가 태산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중국인들이 태산을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에 신화에서도 중요하게 묘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태산과 관련된 성구
태산을 신성시했던 중국인들의 의식은 많은 성구에도 반영되어 있다. 중국에는 태산이 들어간 성구가 많은데 대체적으로 ‘크고 중요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그 예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安若泰山안약태산: 태산처럼 안정되다. 매우 편안하고 든든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
不識泰山불식태산: 태산을 모르다. 식견이 좁다, 또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
恩重泰山은중태산: 은혜가 태산처럼 무겁다. 은혜가 매우 크다는 뜻으로 쓰는 말.
螞蟻搬泰山마의반태산: 개미가 태산을 옮긴다. 사람이 서로 힘을 합치면 기적을 낳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제 주제를 모른다는 뜻으로도 쓰임.
泰山不讓土壤태산불양토양: 태산은 작은 흙도 마다하지 않는다. 마음을 크고 넓게 가져 어떠한 사람이라도 받아들여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말.
泰山北斗태산북두: 태산과 북두성. 덕망이 높고 탁월한 업적을 쌓은 사람을 존중하는 뜻으로 쓰는 말.
重于泰山중우태산: 태산보다 무겁다. 한 사람의 죽음이 매우 가치가 있음을 나타낼 때 쓰는 말.
사진 출처_ 互動百科 / 바이두백과百度百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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