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청시(淸枾)
김달진
유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청시』. 청색지사. 1940 :『김달진 시전집』. 문학동네.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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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
김달진
숲 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 속에 하늘이 있고 흰 구름이 떠 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 우에 앉았다.
(『청시』. 청색지사. 1940 :『김달진 시전집』. 문학동네.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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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김달진
고인 물 밑
해금* 속에
꼬물거리는 빨간
실날 같은 벌레를 들여다보며
머리 위
등 뒤의
바를 바라보는 어떤 큰 눈을 생각하다가
나는 그만
그 실날 같은 빨간 벌레가 되다.
*해금 '해감'의 경상도 사투리. 물속에 생기는 썩은 냄새 나는 찌끼.
(『竹筍』. 1979년 봄. 복간호 : 『김달진 시시집』. 문학동네.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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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냉이꽃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신록(新綠) 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으다
(『한 벌 옷에 바리때』. 민음사 1990 : 『김달진 시시집』. 문학동네. 1997)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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