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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까마귀 울음소리
김현승
아무리 아름답게 지저귀어도
아무리 구슬프게 울어 예어도
아침에서 저녁까지
모든 소리는 소리로만 끝나는데,
겨울 까마귀 찬 하늘에
너만은 말하며 울고 간다!
목에서 맺다
살에서 터지다
뼈에서 우려낸 말,
중에서도 재가 남은 말소리로
울고 간다.
저녁 하늘이 다 타버려도
내 사랑 하나 남김없이
너에게 고하지 못한
내 뼈속의 언어로 너는 울고 간다.
(『김현승 전집 1』. 시인사. 1985)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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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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