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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시 모음 - 백석 / 이재무 /박후기 / 이근화 / 장석주 / 이정록 / 유종인 ...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7. 2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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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백 석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얀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의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아바지기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루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월간『문장』(194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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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이재무

 


늦은 점심으로 밀국수를 삶는다


펄펄 꿇는 물속에서
소면은 일직선의 각진 표정을 풀고
척척 늘어져 낭창낭창 살가운 것이
신혼적 아내의 살결같구나


한결 부드럽고 연해진 몸에
동그랗게 몸 포개고 있는
결연의 저, 하얀 순결들!


엉키지 않도록 휘휘 젓는다
면발 담긴 멸치국물에 갖은 양념을 넣고
코밑 거뭇해진 아들과 겸상을 한다


친정 간 아내 지금쯤 화가 어지간히는 풀렸으리라

 

 


―시집『저녁 6시』(창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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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박후기

 


늦음 밤
눈 내리는 포장마차에 앉아
국수를 말아먹는다
국수와 내가
한 국자
뜨거운 국물로
언 몸을 녹인다
얼어붙은 탁자 위에서
주르륵
국수그릇이 미끄러지고,
멸치국물보다
싱거운 내가
나무젓가락의 가랑이를 벌리며
승자 없는 싸움의
옆자리에 앉아 있다
부침개처럼
술판이 뒤집어진다
엎어진 김에
쉬어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막차가 도착하기 전
미혹에 걸려 넘어진 마음
다시
일으켜세워야 한다

 


 

―시집『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창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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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이근화

 

 

마지막 식사로는 국수가 좋다

영혼이라는 말을 반찬 삼을 수 있어 좋다


퉁퉁 부은 눈두덩 부르튼 입술

마른 손바닥으로 훔치며

젓가락을 고쳐 잡으며

국수 가락을 건져 올린다


국수는 뜨겁고 시원하다

바닥에 조금 흘리면

지나가던 개가 먹고

발 없는 비둘기가 먹고

 
국수가 좋다

빙빙 돌려가며 먹는다

마른 길 축축한 길 부드러운 길

국수를 고백한다

 
길 위에 자동차 꿈쩍도 하지 않고

길 위에 몇몇이 서로의 멱살을 잡고

 
오렌지색 휘장이 커튼처럼 출렁인다

빗물을 튕기며 논다

알 수 없는 때 소나기


풀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소주를 곁들일까

뜨거운 것을 뜨거운 대로

찬 것을 찬 대로

 

 


―월간『현대시』(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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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장석주

 

 

지느러미도 깃털도 없는 나를 위해

노모가 점심 식사를 내오셨다.

직립인의 고요한 식욕에 부응하는 이것,

뼈도 근육도 없는 이것,

비늘을 가졌거나 가시를 가진 것도 아닌 이것,

두드리고 때려 단련시켰건만

물과 만나 허수히 무너지는 이것,

여럿이되 하나고

단순하되 극적인 이것,


한 끼니의 편이,

미끈거리는 촉감의 허영심,

오랜 명망과 혁명의 동지들,

가느다란 養生의 꿈들!

 

 

 

―계간『열린 시학』(2013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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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어머니학교 2

 

이정록

 

 

푹 삶아지는 게
 

삶의 전부일지라도,

 
찬물에 똑바로 정신 가다듬고는
 

처음 국수틀에서 나올 때처럼 꼿꼿해야 한다.

 
국수걸대 회초리에서 몸 말릴 때처럼
 

입신양명, 끝내는 승천해야 한다.

 
가장 가난한 입천장을 향해
 

후룩후룩 날아올라야 한다

 

 
 

―시집『어머니학교』(열림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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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유종인

 

 

1

늙은 창녀와 먹어도 되고

노숙 노인과 먹어도 되네

도망 중인 조선족과 눈빛 깊은 네팔인(人)과

한 세월

젓가락질하며 울음 감춰 먹어도 되네

 


2

출출하신 어머니가 무덤 밖에 나셨을 때

무덤 문 닫히기 전에

아들과 서서 먹는

저승도 장수하시라

말아드린

잔치국수

 

 

 

―계간『시조세계』(201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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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고정희

 


하루 일 끝마치고
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
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 사발
그 김 모락모락 말아올릴 때


남도 해 지는 마을
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
두 손으로 국수 사발 들어올릴 때


무량하여라
청빈한 밥그릇의 고요함이여
단순한 순명의 너그러움이여
탁배기 한잔에 어스름이 살을 풀고
목 메인 달빛이 문 앞에 드넓다

 

 


―고정희 지음『고정희 시전집 세트 2』(또하나의문화,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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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시집『집은 아직 따뜻하다』(창비,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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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공양

 

이상국

 

 

동서울터미널 늦은 포장마차에 들어가

이천원을 시주하고 한그릇의 국수 공양(供養)을 받았다

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숫발이 지렁이처럼 굵었다

그러나 나는 그 힘으로 심야버스에 몸을 앉히고

천릿길 영(嶺)을 넘어 동해까지 갈 것이다

오늘밤에도 어딘가 가야 하는 거리의 도반(道伴)들이

더운 김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

 

 

 

―시집 『뿔을 적시며』(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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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생각


이문재

 

 

툇마루 깊숙이 들어와 안방 천장에서
어룽거리는 오뉴월 햇볕은 모른 척해도 괜찮고
멀리 바다 쪽으로 나아가다 제 발로 멈추는
준평원 게으른 산등성이 위로 스르르 풀어지는
미주항로 비행운의 앞쪽은 짐짓 바라보지 않기로 하고
 

멸치국물 우려낼 때는 멸치한테 미안하고
애호박 송송 썰 때는 윙윙 대던 벌떼들이 다 고맙고
너무 밝아서 성냥 불꽃이 잘 안 보여도 뭐 괜찮고
정오에 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것들은
모두 제 그림자에 집중하고 있어서 다들 말끔하고
화덕 한 입 가득 집어넣은 보릿단 타닥타닥
 

늘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음악방송 볼륨은
낮추는 게 좋겠다 몇 번 겪어봐서 알겠지만
아픈 사람이 듣기에는 너무 아픈 좋은 소리들이므로
신갈나무 숲에서 오리나무가 있는 저수지에서
뻐꾸기 뻐꾸기 울 때가 되었는데
뻐꾸기 소리쯤은 버들피리 소리와 함께
휴대전화로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바지락은 바지락바지락 씻어놓았겠다
성난 놈으로만 골라낸 청양고추는 꼬리까지 빳빳하고
보름에 다 와 갈 때 캤다는 바지락 속살하고
이틀 남짓 숙성시킨 반죽하고 고루 탱탱하니
이제 나무젓가락 들고 이마 맞대고 후루룩 후루룩
맑으면서도 맵싸하고 칼칼하면서도 그윽한 국물에다
 

식으면 조금 서글퍼지는 밀가루 내음이 어우러질 것인데
그러할 참인데 이렇게 오뉴월 백주대낮에
혼자 중얼대며 혼자서 바지락 칼국수 끓여먹는
이 중년은 누구인가 이 중년인 것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내와 아들딸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아내와 아들딸 이름 불러보다가 미국 주소 외워보다가
이마에 송글송글한 땀방울 훔쳐대다가 콧물을 훌쩍거리다가
제국항로 비행운 사라진 하늘 한가운데를
올려다보는 회복기 기러기아빠의 한낮―
너무 환해서 캄캄한 한낮의 바깥에서 뻐꾸기 뻐꾸기 운다


 


―격월간『유심』 (유심, 2011년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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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 숙맥 박종규


   안상학

 

 
   신문 지국을 하는 그와 칼국수 한 그릇 할 요량으로 약속 시간 맞춰 국숫집 뒷방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터억하니 두 그릇 든든하게 시켜놓고 기다렸는데 금방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국수는 퉁퉁 불어 떡이 되도록 제사만 지내고 있는 내 꼴을 때마침 배달 다녀온 그 집 아들이 보고는 혹 누구누구를 만나러 오지 않았냐고 은근히 물어오길래 고개를 끄덕였더니만 홀에 한 번 나가보라고는 묘한 미소를 흘리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마당을 지나 홀 안을 빼꼼 들여다보니 아연하게도 낯익은 화상이 또한 국수를 두 그릇 앞에 두고 자꾸만 시계를 힐끔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집『아배생각』(애지,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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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국수가게


  정진규


 

   햇볕 좋은 가을날 한 골목길에서 옛날 국수가게를 만났다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왜 간판도 없느냐 했더니 빨래 널듯 국숫발 하얗게 널어놓은 게 그게 간판이라고 했다 백합꽃 꽃밭 같다고 했다 주인은 편하게 웃었다 꽃피우고 있었다 꽃밭은 공짜라고 했다

 

 

―시집『본색』(천년의 시작,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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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 국숫집


박서영
 

 


포도밭 국숫집 평상에 앉아 국수를 먹네

흰 면발 한 가닥 한 가닥 양푼이 속의 국수

멸치와 김치가 발굴되고 계란과 부추가 발굴되네

반죽이 밀봉이라면 국수 가락들은 풀려나온 죄수들 같네

반죽이 침묵이라면 국수 가락들은 유령의 대화 같네

금방 사라지고 마는 투명한 대화

포도밭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고 평상에 앉아 국수를 먹네

햇살의 뼈를 끓이니 이리 부드럽고 쫄깃해

밀밭으로 도망친 죄수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 같네

유령의 대화를 받아 적을 수 있을 것 같네

포도밭을 눌러쓰고 찌그러진 양푼이 속의 국수를 먹네

여름은 짧고 포도알은 아직 익지 않아서 새콤한데

후루룩 먹은 한 다발의 길들이

태양을 묶어 내 앞에 잡아올 수 있을 것 같네

 


 

―웹진『문장』(201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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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국수집

 

  박성현 
 

 

  내가 본 민들레국수집은 잘 여문 배추처럼 속이 훤했습니다. 식당이기는 한데 식사시간을 재촉하지 않고, 밥값도 공짜라네요. 어떤 손님들에게서 지린내가 나기도 했지만 낡은 가게는 크고 헐렁한 안주머니처럼 넉넉했습니다.


  식당주인은 쉰 살이 훌쩍 넘어서도 여전히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25년을 수사로 생활했다지만 세상으로 나온 일을 좀체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옛날 그의 이름은 베드로,
  그 수줍은 단어처럼 여전히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것이니


  민들레국수집은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며
  그 따뜻한 손으로 닳고 닳을 수밖에 없는 무량수전이겠지요.
 

  사람의 인연은 모질고도 즐겁습니다. 수사 생활을 접었다는 소식은 청송교도소를 나온 출소자들에게도 전해졌는데, 그들의 가난한 눈을 보고 베드로는 자기의 살을 떼어 그들에게 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메마른 곳일수록 더 많은 꽃씨를 날리는 민들레, 아프고 외롭기만 한다면 뼈와 뼈가 부딪히는 것처럼 소란스럽기만 하겠지요. 차갑고 무거운 것이, 말하자면 긴 울음 같은 것이 손톱마다 맺혀야 비로소 씨앗들도 공중에서 내려와 한 채의 집을 짓는 것이겠지요

 
 

 

―반년간『시산맥』(2010,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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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국수
 

고영민

 

 

반죽을 누르면 국수틀에서 국수가 빠져나와

받쳐놓은 끓는 솥으로

가만히 들어가

국수가 익듯,
 

익은 국수를 커다란 소쿠리째 건져

철썩철썩,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듯,


손 큰 내 어머니가 한 손씩 국수를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얌전히 앉히고

뜨거운 국물을 붓듯,

고명을 얹듯,

 
쫄깃쫄깃, 말랑말랑

그 매끄러운 국숫발을

허기진 누군가가

후루룩 빨아들이듯,

 
이마의 젖은 땀을 문지르고

허, 허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물을 다 들이키고 나서는

빈 그릇을 가만히 내려놓은

검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듯,


살다 갔으면 좋겠다

 
 

 

―시집『공손한 손』(창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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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국숫발


장철문

 


슬레트 지붕에 국숫발 뽑는 소리가
동촌 할매
자박자박 밤마실
누에 주둥이같이 뽑아내는 아닌밤 사설 같더니


배는 출출한데 저 햇국수를 언제 얻어먹나
뒷골 큰골 약수터에서 달아 내린 수돗물
콸콸 쏟아지는 소리
양은솥에 물 끓는 소리


흰 국숫발, 국숫발이
춤추는


저 국숫발을 퍼지기 전에 건져야 할 텐데
재바른 손에 국수 빠는 소리
소쿠리에 척척 국수사리 감기는 소리


서리서리 저 많은 국수를 누가 다 먹나
쿵쿵 이 방 저 방
빈 방
문 여닫히는 소리
아래채에서 오는 신발 끌리는 소리
헛기침 소리


재바르게 이 그릇 저 그릇 국수사리 던져 넣는 소리
쨍그랑 떵그랑 부엌바닥에 양재기 구르는 소리
솰솰솰솰
멸치국물 우려 애호박 채친 국물 붓는 소리


후루룩 푸루룩
아닌 밤 국수 먹는 소리


수루룩 수루룩
대밭에 국숫발 가는 소리

 

 


―계간『시와사람』(200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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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이 있는 국수집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수집에 갔다
붐비는 국수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 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일을 손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
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이문재 엮음『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 없다』(이례,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