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흩어진 꽃잎 위에 / 조용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8. 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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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꽃잎 위에

 
조용미

 

 

지난 생에 나는 당신께

일곱 번 세상을 꺾어 바쳤다 합니다

 

꽃잎이 흩어집니다

꽃잎 자꾸 흩어집니다

 

꽃잎은 고개를 돌립니다

물방울이 됩니다

 

눈물방울이 되어 당신의 이마 위에 제 뜨거운 몸을

다시 떨어집니다

꽃잎 다 흩어집니다

 

흩어진 꽃잎 위에 당신을 누입니다

 

오늘은 달과 몸에 너무 기울어 있는

나를 꾸짖습니다

 


 
―계간『시와 상상』(2006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