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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바뀐 사람들
감태준
산자락에 매달린 바라크 몇 채는 트럭에 실려가고, 어디서 불볕에 닳은 매미들 울음소리가 간간이 흘러 왔다
다시 몸 한 채로 집이 된 사람들은 거기, 꿈을 이어 담을 치던 집 폐허에서 못을 줍고 있었다
그들은, 꾸부러진 못 하나에서도 집이 보인다
헐린 마음에 무수히 못을 박으며, 또 거기, 발통이 나간 세발자전거를 모는 아이들 옆에서, 아이들을 쳐다보고 한번 더 마음에 못을 질렀다
갈 사람은 그러나, 못 하나 지르지 않고도 가볍게 손을 털고, 더러는 일찌감치 풍문(風聞)을 따라 간다 했다 하지만, 어디엔가 생(生)이 뒤틀린 산길, 끊이었다 이어지는 말매미 울음 소리에도 문득문득 발이 묶이고,
생각이 다 닳은 사람들은, 거기 다만 재가 풀풀 날리는 얼굴로 빨래처럼 널려 있었다
(『몸 바뀐 사람들』. 일지사. 1978)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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