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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시간 - kmj 에게
고형렬
하루하루 사랑하지 않는 시간이 쌓인다
떨어지는 해그림자의 도시는 벌써 어둡고
저녁이 오면 왜 저녁은 우두커니 있을까
도시의 관청들은 왜 퇴청하지 않을까
왜 가등만 켜놓고 조용조용, 골목길은 끊어질까
저녁 하늘의 시간과 너의 시간이
만나지 않는,
그 꿈의 무인 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하지 못한 사랑과 쓰지 않은 시간을 보챈다
이 북쪽의 시간 속에는
왜 아무도 오지 않을까,
왜 텅 비어 있을까, 왜 약속하지 않았을까
여자도 시간도 쌓이는 것들은 버린다
―월간『유심』(2013년 7월호)
―시집『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문학동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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