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먼 데서 오는 손님 / 김남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8. 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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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데서 오는 손님


김남조  
 

 
먼 데서 손님이 오신다
어디서 떠나 언제 도착할는진 모르나
나의 주소로 순조롭게 다가오신다
그분은 최소한 겨울처럼 춥지 않고
폭풍처럼 사납지도 않으리라
연치 높으신 만큼의 자애로
내 손을 잡으시며
“내가 왔다 너의 준비된 형편이면 좋으련만……”
그 말씀도 이쯤의 격조는 되시리


달빛 으스름인가 안개인가로
지나온 풍경을 순하게 지우시며
그분이 오고 계신다
아아 그분과 내가 부디
서로 잘 이해하는 사이로 만나게 되기를……

 
     


―월간『유심』(2013년 7월호)
―시집『심장이 아프다』(문학수첩,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