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내가 훔치고 싶은 ♠ 시

꽃 / 박두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10. 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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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 날의
아픈 피 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깊섶 위에 떨꿔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꺼질 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정적(靜寂)


펼치면 일렁이는
사랑의 호심(湖心)아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