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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카톡 - 좋은 시 3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3. 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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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카톡 - 좋은 시 33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집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2002)

좋은 생각 100호 기념 100인시집그대의 사랑 안에서 쉬고 싶습니다(2000)

 

 

 

 

 

 

 

 

감성의 바늘로 가슴을 콕콕 찌르는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날로그 시 한 편을 본다.

 

방송이 되었고ㅠ 그 뒤 유명해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