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삼천리》(1941. 4) 수록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
균열(均熱)/이호우
차라리 절망을 배워 바위 앞에 섰습니다.
무수한 주름살 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또 하나 금이 갑니다.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시 편지·카톡·밴드 > 카톡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 이성부 -- 카톡 - 좋은 시 56 (0) | 2015.04.04 |
---|---|
느닷없이 봄은 와서 / 김종해 -- 카톡 - 좋은 시 55 (0) | 2015.04.04 |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 박제영 -- 카톡 - 좋은 시 54 (0) | 2015.04.03 |
내가 고맙다 / 신지혜 -- 카톡 - 좋은 시 53 (0) | 2015.04.02 |
동박새의 우편함 / 송유미 -- 카톡 - 좋은 시 52 (0) | 2015.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