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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픈 사랑은/류근 - 카톡 좋은 시 167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8. 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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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67  

   너무 아픈 사랑

  류근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장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시집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 2010

 

 

 

너무 아픈 사랑

 

류근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장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시집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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