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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춘이 엄마 /윤제림 - 카톡 좋은 시 235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1. 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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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235     

   재춘이 엄마

   윤제림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 같은 절에 가서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밖에 없어서

'   김재춘'이라고만 써놓고 오는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만 그러는 게 아니다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 엄마가 쓴 서병섭,

   상규 엄마가 쓴 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

 

   재춘아, 공부 잘해라!

 

―『그는 걸어서 온다(문학동네, 2008)

 

 

 

재춘이 엄마

 

윤제림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 같은 절에 가서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밖에 없어서

'김재춘'이라고만 써놓고 오는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만 그러는 게 아니다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 엄마가 쓴 서병섭,

상규 엄마가 쓴 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

 

재춘아, 공부 잘해라!

 

 

 

―시집『그는 걸어서 온다(문학동네,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