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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역
이병헌 평론가
그대 만나러 가슴 떨며 가는 길
덜커덩 덜커덩 그대를 떠나 오는 길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5』(머니투데이, 2014년. 08월 18일)
떨림은 짧을수록 강렬하다. 짧을수록 팽팽한 것이다. 잠시 멈췄다 다시 출발하는 모든 기차들처럼 머무는 순간이 짧아야 한다. 엔진을 끄지 않은 기차의 차창이 흔들릴 때의 느낌 같아야 하는 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별빛인 듯 달빛인 듯 머물러 울렁거리게 하는 짝사랑의 떨림이어도 좋겠다. 그러나 모든 사랑의 떨림은 짧고 이별은 길고 아쉬운 법이어서 돌아오는 길은 유독 가슴이 기차바퀴처럼 덜커덩거리는 것이다. 덜커덩, 덜커덩, 내 가슴에도 그런 '역'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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