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 모음

연인/최춘희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6)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9. 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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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최춘희

 

 

당신은 눕고

나는 서 있네

날마다 푸른 잎 흔들어 노래하네

나는 당신의 수호천사

아라가야 불꽃나무야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6(머니투데이, 2014. 0822)



아라가야’는 여섯 가야 왕국 가운데 가장 융성했던 한 나라로 지금의 경남 함안지방을 본거지로 했다. 전국 최대의 고분 구역이기도 한 함안의 말이산 일대에는 지금도 옛 성좌를 추억하듯 깎이고 낮아진 큰 무덤들이 많다. 불꽃무늬토기와 수레바퀴토기 등 뛰어난 기술로 막강한 부를 축적하고 성대한 문화를 가졌으나 수천 년 세월은 이기지 못하여 옛 무덤만 더없이 쓸쓸하다. 불꽃나무로 환생한 한 그루 나무만이 변함없이 옛날을 노래하는 것이겠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 쇠잔한 역사에도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