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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2] 찬란한 오후/김상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9. 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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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폐국의 아이를 낳아

<12> ‘찬란한 오후’, 김상미(1957년~ )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입력 : 2014.09.15 11:01|조회 : 6721


편집자주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폐국의 아이를 낳아
한 때, 저 나라에는 살아 숨 쉬는 생명들로 무성했다. 수없이 많은 새들이 저 나라로 가 사랑을 하고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길렀다. 울울창창한 저 녹음의 나라에선 신선한 산소를 머금은 맑은 목소리의 새들, 끊이지 않는 노래가 있었다. 그런 나라를 누가 저리 범했는가. 찬란한 오후, 모든 생명이 사라진 폐국 하나가 황망하다.

그래서 시인은 저 나라에 가고 싶은 것이다. 가서 아이를 낳아 옛 태평성대를 재건하고 싶은 것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폐국의 아이를 낳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