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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0] 곰파Gompa’/이재훈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9. 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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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오래된 미래, 라다크

<10> ‘곰파Gompa’, 이재훈(1972년~)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입력 : 2014.09.05 09:08

편집자주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오래된 미래, 라다크
‘호랑이의 줄무늬는 밖에 있지만 사람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는 라다키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서양 문물을 멀리하고 전통적 삶의 방식과 강인하고 소박한 삶의 자세로 공동체를 일궈온 라다키들의 삶이 곧 종교인 이유에서다. 그들이 사는 라다크는 ‘고갯길의 땅’이란 뜻을 지닌 것처럼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가 8개월여나 지속되는 곳이지만 단 한번 6월에서 9월 사이 얼음길이 열린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고행하듯 척박한 라다크를 찾는다. 그들 오래된 삶의 방식에서 미래 우리의 삶을 보기 위해서이리라. 그러니 그곳의 어느 사원에 서기라도 한다면 안에 있는 사람의 줄무늬가 몸짓의 표정으로 읽히지 않을 도리 있겠는가. 하늘과 바람 햇빛 제 각기 드리운 그림자조차 수천 년을 기억하고 있는 곰파에 들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