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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9] 그대 생각/윤성택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9. 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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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그대, 뉘라서 저리 환하신가

<9> ‘그대 생각’, 윤성택(1972년~)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입력 : 2014.09.01 08:45

편집자주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그대, 뉘라서 저리 환하신가
가을은 어떻게 오는가. 좀 옛날 방식으로 말하자면 여인의 목에 감긴 스카프의 하늘거림으로부터 온다는 이도 있고 중년 남자의 담배연기로부터 온다는 이도 있다. 실체가 없는 예감이다. 마치 수평선에 걸려 있던 노을이 와, 와 하는 사이 풍덩 바다에 잠기고 마는 것과 같이 가을도 예감처럼 그렇게 순식간에 오는 것이겠는데 어디 계절뿐인가. 그대 생각하는 밤도 그리 오는 것 아니겠나. 아니 그대가 그리 오는 것 아니겠나. 대책 없이 그리워져서는 저 뒤집힌 땅과 하늘 사이가 환한 것처럼 그리 오는 거 아니겠나. 구름 봉투에 하늘이 봉해지고 밤이 거꾸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의 틈 사이 꽃처럼 피는 것이겠는데 그대, 뉘라서 저리 환하신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그대, 뉘라서 저리 환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