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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상옥
백악기 가까운 고성 앞바다
멀리
고깃배 한 점 찍어놓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2』(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27일)
경남 고성과 전남 해남을 잇는 지금의 남해바다가 대륙 사이에 있는 거대한 호수였다고 상상해 본 일 있는가. 그 거대한 호숫가를 타고 산림이 조성되고 수풀이 우거져 생물들의 지상낙원이었던 곳,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제일 큰 공룡이 가장 많이 살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생물들이 살던 곳. 그곳이 지금의 남해바다였다는 것. 그렇다. 상상이 아니라 그런 연대가 있었다. 지금의 우리에겐 영화 속 영상 한 컷이 떠올랐다 사라지는 정도겠으나 실지로 한반도는 중국 대륙과도 연결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고대 세계의 수도’라 할 만큼 비옥한 땅이어서 공룡의 천국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저 고성 앞바다를 바라보는 일은 백악기의 판타지에 가 닿는 일이다. 이제 다만 그 백악기와 현생을 잇는 저 바다의 고깃배 한 척이 사람의 먹고 사는 일을 말해주는 것이며 사람의 천국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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