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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김혜영
인큐베이터 안에서
넌 젖병을 물지 않더구나
아가, 네 입안에
밥알이 들어갈 때
폭죽이 터지듯 벚꽃이 웃었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7』(머니투데이, 2014년 11월 14일)
생의 가장 큰 선물을 꼽는다면 저마다 무엇을 들까. 보편적으로 자녀를 얻게 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사실은 지상에 머무는 동안 가장 버겁고 어려운 큰 책임을 떠맡은 줄도 모르고 마냥 행복해하는 바보가 되는 일인데 말이다. 아니 어쩌면 무게나 분량을 잴 수 없을 만큼 그 기쁨이 커서 무거움이나 버거움 같은 것들을 덮어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과학적으로 모성은 호르몬의 문제이지 본능은 아니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모성이 본능이라면 아이를 버리는 부모는 없어야 하며 우리 사회에 보육원은 없어야 된다는 말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시인과 같은 마음을 지니는 것은 분명 과학으로는 증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부모에게는 있다는 말이다.
안 그래도 건강치 않은데 인큐베이터 안에서조차 젖병을 빨지 않은 아가를 보며 애간장 녹았을 어미, 지금도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밥알만 보아도 아이가 태어났을 사월의 벚꽃이 폭죽처럼 터지는 듯한 환희에 젖어 산다는 어미, 저 자식바보!
안 그래도 건강치 않은데 인큐베이터 안에서조차 젖병을 빨지 않은 아가를 보며 애간장 녹았을 어미, 지금도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밥알만 보아도 아이가 태어났을 사월의 벚꽃이 폭죽처럼 터지는 듯한 환희에 젖어 산다는 어미, 저 자식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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