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좋은 시 323 - 신현정 / 포란抱卵 포란抱卵 / 신현정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알을 얼마만큼이나 품어야 하는 것인지
또 알을 살그머니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숨이 붙고 눈이 생기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도록
알을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껍데기를 쪼아대는 소릴 들을 때도 되었는데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울타리 한켠에서 개나리가 언제쯤이면 핀다는 것을
이 알들 깨어나면 이 애들 데리고
개나리 환히 꽃 핀 속으로 소풍갈 날짜도 굴리어보는 것이다
ㅡ월간『현대시』(2009년 6월호) ㅡ유고시집『화창한 날』(도서출판세계사, 2010) |
포란抱卵
신현정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알을 얼마만큼이나 품어야 하는 것인지
또 알을 살그머니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숨이 붙고 눈이 생기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도록
알을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껍데기를 쪼아대는 소릴 들을 때도 되었는데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울타리 한켠에서 개나리가 언제쯤이면 핀다는 것을
이 알들 깨어나면 이 애들 데리고
개나리 환히 꽃 핀 속으로 소풍갈 날짜도 굴리어보는 것이다
ㅡ월간『현대시』(2009년 6월호)
ㅡ유고시집『화창한 날』(도서출판세계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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