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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란抱卵/신현정 - 카톡 좋은 시 32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10. 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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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323  - 신현정 / 포란抱卵




   포란抱卵 / 신현정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알을 얼마만큼이나 품어야 하는 것인지  

 

   또 알을 살그머니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숨이 붙고 눈이 생기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도록  

 

   알을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껍데기를 쪼아대는 소릴 들을 때도 되었는데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울타리 한켠에서 개나리가 언제쯤이면 핀다는 것을  

 

   이 알들 깨어나면 이 애들 데리고  

 

   개나리 환히 꽃 핀 속으로 소풍갈 날짜도 굴리어보는 것이다

    

 

   ㅡ월간현대시(20096월호)

   ㅡ유고시집화창한 날(도서출판세계사, 2010)





 

포란抱卵


신현정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알을 얼마만큼이나 품어야 하는 것인지  

 

또 알을 살그머니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숨이 붙고 눈이 생기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도록  

 

알을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껍데기를 쪼아대는 소릴 들을 때도 되었는데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울타리 한켠에서 개나리가 언제쯤이면 핀다는 것을  

 

이 알들 깨어나면 이 애들 데리고  

 

개나리 환히 꽃 핀 속으로 소풍갈 날짜도 굴리어보는 것이다

    

 

 

월간현대시(20096월호)

유고시집화창한 날(도서출판세계사,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