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옥수수를 기다리며/황상순 - 카톡 좋은 시 321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9. 26. 10:45
728x90




               

카톡 좋은 시 321 - 황상순/옥수수를 기다리며




옥수수를 기다리며 /황상순

 

옥수수를 딸 때면 미안하다

잘 업고 기른 아이

포대기에서 훔쳐 빼내 오듯

조심스레 살며시 당겨도

삐이꺽 대문 여는 소리가 난다

옷을 벗길 때면 죄스럽다

겹겹이 싸맨 저고리를 열듯

얼얼 낯이 뜨거워진다

눈을 찌르는 하이얀 젖가슴에

, 막혀오는 숨

머릿속이 눈발 어지러운 벌판이 된다

나이 자신 옥수수

수염을 뜯을 때면 송구스럽다

곱게 기르고 잘 빗질한 수염

이 노옴! 어디다 손을

손길이 멈칫해 진다

고향집 대청마루에 앉아

솥에 든 옥수수를 기다리는 저녁

한참 꾸중을 든 아이처럼 잠이 쏟아진다

노오랗게 잘 익은 옥수수

꿈속에서도 배가 따뜻하여, 웃는다

 

시집농담(한국문연. 2010)





옥수수를 기다리며 


황상순

 

 

옥수수를 딸 때면 미안하다

잘 업고 기른 아이

포대기에서 훔쳐 빼내 오듯

조심스레 살며시 당겨도

삐이꺽 대문 여는 소리가 난다

 

옷을 벗길 때면 죄스럽다

겹겹이 싸맨 저고리를 열듯

얼얼 낯이 뜨거워진다

눈을 찌르는 하이얀 젖가슴에

, 막혀오는 숨

머릿속이 눈발 어지러운 벌판이 된다

 

나이 자신 옥수수

수염을 뜯을 때면 송구스럽다

곱게 기르고 잘 빗질한 수염

이 노옴! 어디다 손을

손길이 멈칫해 진다

 

고향집 대청마루에 앉아

솥에 든 옥수수를 기다리는 저녁

한참 꾸중을 든 아이처럼 잠이 쏟아진다

노오랗게 잘 익은 옥수수

꿈속에서도 배가 따뜻하여, 웃는다  

 

 

 

시집농담(한국문연. 2010)



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 ~ 100 (목록과 시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4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