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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모텔/강영은 - 카톡 좋은 시 319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9. 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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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319 - 강영은/허공 모텔



허공 모텔/강영은

 

꽁무니에 바늘귀를 단 가시거미 한 마리,

감나무와 목련나무 사이 모텔 한 채 짓고 있다

, 모텔에 세 들고 싶다

장수하늘소 같은 사내 하나 끌어들여

꿈 속 집같이 흔들리는 그물 침대 위

내 깊은 잠 풀어놓고 싶다

매일매일 줄타기하는 가시거미처럼

그 사내 걸어 온 길 칭칭 동여맨다면

, 밤마다 그 길 들락거릴 수 있으리

그 사내, 쓰고 온 모자 벗어버리고

신고 온 신발도 벗어던져

돌아갈 길 아주 잃어버린다면

사내 닮은 어여쁜 죽음 하나 낳을 수 있으리

그 죽음 자랄 때까지

빵처럼 그 죽음 뜯어먹으며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날개 옷 한 벌

자을 수 있으리

, 허공 모텔에 들 수 있다면,

 

시집녹색비단구렁이(종려나무, 2008)




허공 모텔

 

강영은  

 

 

꽁무니에 바늘귀를 단 가시거미 한 마리,

감나무와 목련나무 사이 모텔 한 채 짓고 있다

, 모텔에 세 들고 싶다

 

장수하늘소 같은 사내 하나 끌어들여

꿈 속 집같이 흔들리는 그물 침대 위

내 깊은 잠 풀어놓고 싶다

 

매일매일 줄타기하는 가시거미처럼

그 사내 걸어 온 길 칭칭 동여맨다면

, 밤마다 그 길 들락거릴 수 있으리

 

그 사내, 쓰고 온 모자 벗어버리고

신고 온 신발도 벗어던져

돌아갈 길 아주 잃어버린다면

사내 닮은 어여쁜 죽음 하나 낳을 수 있으리

 

그 죽음 자랄 때까지

빵처럼 그 죽음 뜯어먹으며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날개 옷 한 벌

자을 수 있으리

 

, 허공 모텔에 들 수 있다면,

 

 

 

문정희 시배달 사이버문학광장 문장(20160912)

시집녹색비단구렁이(종려나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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