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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 정호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7. 4. 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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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정호순

 

간밤에 누가 내 육신을 밟고 지나갔나

어제 멀쩡하던 어깨 자고 일어나니

오른쪽 날갯죽지 수상히 아프다


한때 날개를 갖고 싶은 적이 있었다

 

한창 날고 싶을 때는 날개가 생기면서

오는 고통이라고 착각을 하기 도 했었다


늘 몸 여기저기 아프다는 아내 수술 후

그 말이 시도 때도 없이 잦아졌는데

잦아진 만큼 데면데면해졌는데


지하셋방 벽지에 빗물이 얼룩지듯

안 보이는 연민의 찌꺼기 갈라진

벽 틈새로 진물처럼 침투를 하면

 

아내의 아픈 몸이 내 어깨로

이사를 오는 모양이다


통증과 원망의 살림살이 몽땅 싣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