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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봄날
-진달래능선*
정호순
보라, 햇볕을 보쌈 해온 건달바람이
춘심을 희롱질하고 있는 산야를 보라
조신한 처녀처럼 사부작사부작
눈 홀기는 춘정 난 봄비야
대지를 쩍쩍 갈라지도록 애태우던 명지바람아
파종하는 농부처럼
이 골짝 저 골짝 능선을 오르내리며
신명나게 정분을 뿌리고 있구나
노랑나비처럼 나풀나풀 노랑제비꽃
산 나비 서로 얽혀 빙글빙글
혼인 춤추는 흘레질에
시샘하듯 샐쭉거리는
산벚나무의 교태를 보라
리모델링 공사에 여념이 없는 까치의 교성이
소귀골을 타고 소소리 백운대를 넘는다
첫사랑 연서를 몰래 읽다 춘풍에 들켜버린 떠꺼머리총각의 수줍은 낯빛처럼
진달래능선은 지금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진달래능선 : 삼각산(북한산) 산성주능선 대동문에서 우이동(소귀골)까지 흘러내린 가지능선
으로 봄이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진달래능선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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