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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김봉용
우리 마눌은
나에게 로또다
맞는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생을 걸어가는 방향은 같다
내가 앞을 보면
그녀는 뒤를 보는
늘 어긋나는 관계이지만
방향을 함께한다는 건
서로가 얼마나 기둥이 되는 일인가
―계간 『詩하늘』(2020년 가을호)
시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제목만 봐도 관심이 가는 로또입니다. 누구나 대박을 꿈꾸는 로또 하지만 아무나 되지 않는 로또...언뜻 생각하기엔 로또를 사서 천원이라도 되었나 아니면 만날 사도 꽝이라는 어떤 안타까운 사연이 들어있나 싶은데 엉뚱하게도 부부 이야기입니다.
캬캬캬 이렇게 웃으면 안 되는데 몇 줄을 읽는 순간 웃음이 터집니다. 맞는 게 하나도 없답니다. 남남으로 만난 부부, 길다 면 긴 한평생 살아오면서 맞는 것보다 안 맞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살아본 사람은 다 아실 것입니다. 성격이 안 맞는다, 입맛도 다르다 취미까지 달라 나이가 들면 서로 따로따로 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말년엔 열 효자 자식보다 악처가 낫다는 말처럼 늙어서 마누라밖에 없다는 말 다 아시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보무도 당당하게 그야말로 로또인 마누라를 향하여 앞으로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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