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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비밀번호 /정명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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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비밀번호

 

정명숙

 

 

너를 열 때 언제나 처음부터 진땀이 나

쳇바퀴 다람쥐처럼 단서를 되집는다

비밀은 물음표 앞에

굳게 닫혀 덧댄 빗장

 

하루에도 여러번씩 바뛰는 네 취향은

여기저기 흩어놓은 서투름과 내통해도

자물쇠 가슴에 숨어

드러나지 않는다

 

네 날씨 풀어내려 구름 표정 살펴보다

숨겨둔 꽃대라도 찾아낼 수 있을까

불현듯 네가 열린다

꽃숨어리 활짝 핀다

 

 

 

―<202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