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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화(摘花)
이명숙
발끝 숙인 쪽으로 올이 풀리는 저녁, 눈에 밟힌
누군가
밖에 비가 온다고
우산을 가져오다니 황홀해서 울어요
단맛이 지나가고 눈이 끈적거려도 당황하지 말아요
우연처럼 그 사랑
황홀한 기적이라니 실핏줄 죄터져도
꽃은 꽃이라서요
그대,
그대라서요
한 모금 와인으로 불안을 달래면서
한 방울 링거로크액 마음 대신 흘리면서
ㅡ『제주문학』 (2020, 겨울호)
2021년 1월 7일 12시 5분
나는 누구에게 솎여 나간 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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