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적화(摘花) /이명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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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화(摘花)

 

이명숙

 

 

발끝 숙인 쪽으로 올이 풀리는 저녁, 눈에 밟힌

누군가

밖에 비가 온다고

 

우산을 가져오다니 황홀해서 울어요

 

단맛이 지나가고 눈이 끈적거려도 당황하지 말아요

우연처럼 그 사랑

 

황홀한 기적이라니 실핏줄 죄터져도

 

꽃은 꽃이라서요

그대,

그대라서요

 

한 모금 와인으로 불안을 달래면서

 

한 방울 링거로크액 마음 대신 흘리면서

 

 

제주문학(2020, 겨울호)

 

202117125

나는 누구에게 솎여 나간 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