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윤장대 /김성신(2017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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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대

 

김성신

 

 

삼월 삼짓날은 윤장대를 돌리는 날

풍경소리 곰발 세우고

산자락은 그늘을 등지고 좌정한다

108배 올리던 법당에서

굽은 허리와 무릎 뼈 석탑처럼 일으켜 세우고

윤장대 돌리는 어머니의 마음에는

묵은 발원이 한 각씩 깊어진다

상현달 달무리 지는 밤

아이의 울음소리 희미하게 살아나고

안간힘을 토해내던 흑백의 한 생

몸속 경()이 된 통증을

한 올 한 올 부풀리니

저만큼 솔바람에 가슴 쓸리기도 해

앞뒤 없는 회한과 갈망은

두 손 맞잡고

배웅하듯

한 곳을 바라보니

이마 위에 맺힌 땀방울

눈물의 동의인 양 하염없이 흐른다

더 두툼해질 법문의 책장에

줄 맞추어 반듯하게 들어가 있을

어머니의 비워낸 몸을

나는 가만히 부축하여 본다

 

 

 

<2017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2021128일 오전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