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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편
정수자
남편이든 여편이든 편 없이 저물다 보니
난 그저 힘없는 詩편이나 들고 싶데
실없이 맥이 빠질 때 기대어 좀 울어보게
한 편 같던 시마을도 편이 넘치는 이즘은
바람 뒤나 따르다 혼자 우는 풍경처럼
폐사지 적시러 다니는 그늘편에 들었네만
편이 딱히 없는 것도 고금孤衾의 인동이라
벌건 밤 바쳐봐야 내쳐지기 일쑤지만
아직은 더 사무치려네 애면글면 詩편에나
―계간『정형시학』(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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