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고궁(古宮) 문살 /김호(중앙일보 시조백일장 2021년 1월 장원 수상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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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고궁(古宮) 문살

 

김호

 

 

은밀히 새 나오는 숱한 비밀 들었지만

격자의 틀 안에서 침묵으로 재웠습니다

세월의 모진 비바람 창호지는 찢어지고

 

안과 밖의 소리를 조화로이 품으며

귀 열어 조심스레 경계를 지켰습니다

깍지 낀 손 놓지 않고 시간을 묻었습니다

 

결이 트고 갈라져 온 몸이 삐걱대도

지켜온 지조와 결의(決意) 잊지 않았습니다

빛바랜 육신이지만 향기만은 남겼습니다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20211월 수상작>

202122일 오전 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