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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고궁(古宮) 문살
김호
은밀히 새 나오는 숱한 비밀 들었지만
격자의 틀 안에서 침묵으로 재웠습니다
세월의 모진 비바람 창호지는 찢어지고
안과 밖의 소리를 조화로이 품으며
귀 열어 조심스레 경계를 지켰습니다
깍지 낀 손 놓지 않고 시간을 묻었습니다
결이 트고 갈라져 온 몸이 삐걱대도
지켜온 지조와 결의(決意) 잊지 않았습니다
빛바랜 육신이지만 향기만은 남겼습니다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2021년 1월 수상작>
2021년 2월 2일 오전 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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