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비우는 연습 /양계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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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연습

 

양계향

 

 

엄마같이 의지하던 구십 지난 우리 언니

쓰러져 의식불명 요양병원 가게 되어

몇 달간 비워둔 집도 남에게 넘겼구나

 

바느질 솜씨에다 국전 입선 서예 실력

작품집 만들 준비 가슴을 설레더니

모아둔 서화 작품들 이게 다 무슨 소용

 

밤잠도 설쳐가며 난을 치고 글씨 쓴 것

아끼던 살림살이 비용 들여 처리 했네

비우자, 비우는 연습 그리 쉽지 않다지

 

 

―『여성시조(202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