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낡은 수레
박옥위
오래 된 낡은 수레 나무 아래 서있다
한없이 쉬고 있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해질녘 돌아오실까 하마 벚꽃이 진다
헛기침 소리라도 아득히 들려올까
수레는 어수룩이 귀를 세워 둘러본다
이랴아! 길 끝 환하도록 들려오던 목소리
아들의 학비에 누렁이를 내주고
밀리는 시대 조류에 이골이 삭은 채로
오늘을 지탱 해 오신 아버지 든든한 뼈
그리운 풍경 아래 하염없이 날아오는
눈인가 환청인가 쏟아지는 꽃눈 속에
'아들아, 그래 아들아' 아버지가 서 계신다
ㅡ『시조미학』(2020. 가을호)
ㅡ 2020년 열린시학 동인지『빛, 그 너머』(고요아침, 2020)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두물머리 /우은숙 (0) | 2021.02.18 |
|---|---|
| 후리지아 할버님, 시금치 할머님 /박옥위 (0) | 2021.02.17 |
| 비우는 연습 /양계향 (0) | 2021.02.15 |
| 예쁜 꽃 /홍사성 (0) | 2021.02.15 |
| 홍성란 -어린 봄/바람의 머리카락/들길 따라서/슬픔이 슬픔에게 (0) | 2021.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