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눈보라 치는 밤 /권오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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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치는 밤

 

권오삼

 

 

이런 밤이면

매의 눈에 매부리코를 한

마왕이

검은 말에 검은 망토 펄럭이며

거리를 바람처럼 내달리지

 

사람들을 만나면

채찍으로 휙

코를 자르고 귀를 자르고

찬바람으로 꽁꽁 입을 묶어버리지

 

사람들은 마왕이 무서워

복면강도처럼 눈만 빠끔 내놓고

고개 푹 숙인 채 종종걸음 치지

서둘러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지

 

 

 

ㅡ『어린이문학』 (2020.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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