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이예진 -자화상/억새(제11회 시조21 신인문학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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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이예진

 

 

거울 앞에 다가서면 또 하나의 얼굴 있다

속으로 울면서도 겉으로 웃는 표정

주말극 주인공보다 연기가 더 맵차다.

 

배운 적 없는 연기가 세상을 다 속였으니

차라리 광대였으면 울음에나 길이 들지

가상한 내 얼굴 위해 분을 다시 바른다.

 

겉과 속 뒤집어도 같은 향이 나길 바라며

하찮은 질문이며 대답도 내려놓고

어린 날 그림 일기 속 자화상을 만난다.

 

 

억새

 

이예진

 

 

화려한 날은 가고

버려진 산 어귀에

 

스스로 뼈를 훑는

쓰쓰싹싹, 깊은 결기

 

헤 저문 어깨동무에

바람마저 삼간다.

 

 

 

<제11회 시조21 신인문학상>

2021년 3월 15일 19시 24분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