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동시>평양 아줌마 /박소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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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아줌마

 

박소이

 

 

간판도 없는 작은 가게에서

생강 도넛과 평양냉면을 팔았는데

가끔 아저씨들이 냉면 내기 화투를 치기도 했어

 

지나가다 아버지 모습이 보이는 날이면

엄마가 집에 빨리 오시라고 했다며

시키지도 않는 거짓말을 했지

 

평양 아줌마가 귀엽다며

생강 도넛을 줘도 받아 먹지 않았어

 

고운 한복에 하얀 머릿수건을 쓰고

눈이 반달처럼 웃는 평양 아줌마

예뻤지만 싫었거든

 

 

 

―『동시마중(20197-8)

20213161404분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