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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이예진
거울 앞에 다가서면 또 하나의 얼굴 있다
속으로 울면서도 겉으로 웃는 표정
주말극 주인공보다 연기가 더 맵차다.
배운 적 없는 연기가 세상을 다 속였으니
차라리 광대였으면 울음에나 길이 들지
가상한 내 얼굴 위해 분을 다시 바른다.
겉과 속 뒤집어도 같은 향이 나길 바라며
하찮은 질문이며 대답도 내려놓고
어린 날 그림 일기 속 자화상을 만난다.
억새
이예진
화려한 날은 가고
버려진 산 어귀에
스스로 뼈를 훑는
쓰쓰싹싹, 깊은 결기
헤 저문 어깨동무에
바람마저 삼간다.
<제11회 시조21 신인문학상>
2021년 3월 15일 19시 24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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