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신발새 /변은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27. 08:51
728x90

신발새

 

변은경

 

 

나뭇가지에 걸리고 나서

좀 어리둥절했지만 괜찮았어

휘이잉 날아 보았으니 말이야

 

“넌 왜 꼼짝도 안 하니, 진짜 새 맞아?”

새들이 물어 왔지만

“잘 나는 방법을 연구 중이야.”

시치미 뗐지

 

밤마다 달님에게 진짜 새가 되는 방법을

묻고 또 물었어

그런 나에게 달님은

“넌 이미 새인 걸.”

알쏭달쏭한 말만 했어

 

바람이 세게 부는 어느 날이었어

몸이 간질간질하더니 내가 진짜 나는 거 있지

 

주인 꼬마가 엄마한테 신발 어딨냐고 혼나고 나서야

땅으로 내려왔어

그날부터 나는

꼬마가 그네를 탈 때도

킥보드를 타고 한쪽 발을 든 채 달릴 때도

조금씩 돋아난 날개를 꺼내곤 해

 

 

 

ㅡ『창비어린이』(2020, 겨울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레가 되면 /김개미  (0) 2021.03.30
크는 아이 /권영상  (0) 2021.03.29
방과 후 학습 / 우정태  (0) 2021.03.26
징검돌이 된 사람들 /황남선  (0) 2021.03.25
그날 /김물  (0) 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