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발원지 /황명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1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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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지

 

황명자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은

큰 강의 발원지라는 곳,

발원지의 발원지는 또 어딜까, 궁금하게 하는

발원지라는 곳, 땅에서 솟았나, 저 물꼬는

가늘지만 그칠 줄 모른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른다니

눈물샘이 막혔단다 눈물샘이 막히면

눈물은 어디로 가나,

눈물의 발원지는 또 어딘지 궁금해진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펑펑 넘쳐나는 눈물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니

오래된 몸이 발작한다

막힌 눈물샘 어쩌지 못해

바깥으로 자꾸만 내보내는 눈물의

발원지는 도대체 어딜까,

가슴 저 밑 어디에서 울컥울컥

펌프질해대는 거기지 싶은데

그래서 눈물을 안으로 삼키기도 한다는데

눈물샘은 자신이 마른 줄도 모르고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에게

길 열어 주지 않는다

더는 울지 말라는 경고인 듯

 

 

 

시인시대(2021,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