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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지
황명자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은
큰 강의 발원지라는 곳,
발원지의 발원지는 또 어딜까, 궁금하게 하는
발원지라는 곳, 땅에서 솟았나, 저 물꼬는
가늘지만 그칠 줄 모른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른다니
눈물샘이 막혔단다 눈물샘이 막히면
눈물은 어디로 가나,
눈물의 발원지는 또 어딘지 궁금해진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펑펑 넘쳐나는 눈물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니
오래된 몸이 발작한다
막힌 눈물샘 어쩌지 못해
바깥으로 자꾸만 내보내는 눈물의
발원지는 도대체 어딜까,
가슴 저 밑 어디에서 울컥울컥
펌프질해대는 거기지 싶은데
그래서 눈물을 안으로 삼키기도 한다는데
눈물샘은 자신이 마른 줄도 모르고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에게
길 열어 주지 않는다
더는 울지 말라는 경고인 듯
ㅡ『시인시대』(202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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