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늦은 안부 /하순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22. 13:49
728x90

늦은 안부

하순희


가슴에 집을 짓고 울타리로 살고 팠던
꽃피는 시간의 결 맑디맑은 여울물
사는 일 나침반으로 바쁘게 흘러간다

못질을 해대던 벽 징검돌로 건너며
가야만 하는 이 길이 매순간 최선이라고
다 늦은 출발선에서 내게 묻는 나의 안부

변함없이 가는 길 돌아가도 괜찮아
동지매 피는 한겨울 그 향기에 젖는 날
주어진 시간의 바퀴 쉬엄쉬엄 돌린다



ㅡ『시조21』(2021, 봄호)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틈새 /이석래  (0) 2021.05.25
밤 새우 /황바울  (0) 2021.05.22
작명의 즐거움 /이정록  (0) 2021.05.20
격렬비열도* /박성민  (0) 2021.05.18
월하정인* /박성민  (0) 202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