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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김형신 어둠이 슬몃 내리는 하늘에는 나무의 잔가지들이 생선가시가 되어 떠 있다 속살 걷어낸 아름다운 실루엣 하늘 향해 뻗어 있는 실낱같은 가지들 우련하다 추위와 비바람 이겨낸 새들도 잠시 놀다 간 온갖 벌레 곰실대며 기어 다닌 그 푸르고 화려하던 초록의 잎들 다 벗어 버린 가지 하늘이 땅인가 땅이 하늘인가 거꾸로 서서 뿌리가 되어 버린 잔가지 당당하게 솟아있다 다 내어 주고도 아직도 못다 준 모습이다 ―계간『詩하늘 102』(2021년 여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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