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나목 /김형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6. 15. 17:51
728x90
나목


김형신




어둠이 슬몃 내리는
하늘에는
나무의 잔가지들이
생선가시가 되어 떠 있다
속살 걷어낸 
아름다운 실루엣
하늘 향해 뻗어 있는
실낱같은 가지들 우련하다
추위와 비바람 이겨낸
새들도 잠시 놀다 간
온갖 벌레 곰실대며 기어 다닌
그 푸르고 화려하던
초록의 잎들 
다 벗어 버린 가지
하늘이 땅인가
땅이 하늘인가
거꾸로 서서 뿌리가 되어 버린 
잔가지 당당하게 솟아있다
다 내어 주고도
아직도 못다 준 모습이다




―계간『詩하늘 102』(2021년 여름호)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방울들 /박주하  (0) 2021.06.17
삼월의 입꼬리 /신재희  (0) 2021.06.16
반반 치킨 봄봄 / 홍계숙  (0) 2021.06.12
별의 순간 /홍계숙  (0) 2021.06.12
머큐로크롬 /유현숙  (0) 2021.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