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4국 78수 /한진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1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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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국 78수

 

한진현

 

 

꼼수라 불리운 78수

가장 인간다운 한수

바둑판 밖의 한수를 판위에 올린건

전쟁의 서막 같다

 

 

휴머노이드가 

쇼베이동굴 벽화를 자신들의 역사로 가르치고

호모 파베르를 조상으로 숭배하며

완성된 바벨탑 앞 우주전쟁의 제단에 

인간의 심장을 올리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4국 78수가 놓여진 날

나의 좌표는 466 580 86이었다

더 이상 위도나 경도는 무의미하고

좌표는 이미 나보다 나를 더 잘 해독하고 분석하고 있다

거대한 짐승의 뱃속이라도

전원만 남아 있다면 그곳,

좌표도 466 580 86일것이다

 

저항은 무모할지 모른다

선택적 제거 명단에 오르고

알파제로가 보낸 나비가 좌표를 찾아와

손등에 앉는 순간

꽃밭에 풀썩 쓰러질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끝끝내 지켜야할

78수는

잔다르크의 깃발이며 

혁명의 성지이다

 

 

 

―계간『詩하늘 102』(2021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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