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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국 78수
한진현
꼼수라 불리운 78수
가장 인간다운 한수
바둑판 밖의 한수를 판위에 올린건
전쟁의 서막 같다
휴머노이드가
쇼베이동굴 벽화를 자신들의 역사로 가르치고
호모 파베르를 조상으로 숭배하며
완성된 바벨탑 앞 우주전쟁의 제단에
인간의 심장을 올리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4국 78수가 놓여진 날
나의 좌표는 466 580 86이었다
더 이상 위도나 경도는 무의미하고
좌표는 이미 나보다 나를 더 잘 해독하고 분석하고 있다
거대한 짐승의 뱃속이라도
전원만 남아 있다면 그곳,
좌표도 466 580 86일것이다
저항은 무모할지 모른다
선택적 제거 명단에 오르고
알파제로가 보낸 나비가 좌표를 찾아와
손등에 앉는 순간
꽃밭에 풀썩 쓰러질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끝끝내 지켜야할
78수는
잔다르크의 깃발이며
혁명의 성지이다
―계간『詩하늘 102』(2021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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