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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으로 돌아온 그는
염창권
문은 열려 있었다. 슬레이트 처마 밑에
그 풍경은 내색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기억은 목이 쉬었다, 넌 올 줄 알았다고
빗장 풀린 길 안쪽에 또 길이 있었다
그곳에서 발원한 두 강물이 곧 닿았다
가을의 혈관 속에서 풀냄새가 흩어졌다
멈춰선 건, 그의 발이 아니라 의지였듯
길바닥이 흘리고 온 발자국은 멀어졌다
구두를 벗은 말들이 씨앗처럼 쏟아졌다
ㅡ광주문학아카데미 1집『흘러 내린 기억』(아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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