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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오누이시조신인상 당선작 발표 /김진옥 목련 외 1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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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오누이시조신인상 당선작 발표

 

 

청도군과 이호우이영도 문학기념회에서 오누이의 올곧은 시정신을

기리고 신인을 발굴하기 위하여 공모한 2021년도 오누이시조신인상

당선자를 다음과 같이 발표합니다.

 

 당선자 : 김진옥

 당선작 : 목련 외

 

 

목련  1 

 

김진옥

 

 

꿈결에 다녀가신 어머니 흔적인가

 

실비 고운 창문 밖에 다소곳한 저 조바심,

 

설치다 봄을 놓칠까 꽃등 밝혀 두셨네 

 

 

무현금

 

 

물결을 타고 노는

거문고 여섯 줄을

 

흰 도포 자락 끝에

차례차례 풀어 두고

 

한 시름 당겼다 놓았다

서산을 넘는 달빛

 

 12회 오누이시조신인상 심사평

 

 

청도군과 이호우·이영도문학기념회가 오누이 시인의 시정신을 계승하고 참신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하여 제정한 오누이시조신인상이 올해로 12회째의 당선자를 내 보냅니다.

예심을 거쳐 최종 결심에 오른 응모자는 모두 네 분으로 총 열 다섯 편이었는데 하나 같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작품성을 갖춘 작품들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갠지스강, 바람의 사계, 드론, 무현금 등이 최종적으로 압축이 되었습니다.

갠지스강은 시상의 전개와 상상력이 돋보였으나 다른 작품들에서 표현의 기교에 치중한 면이 불안하였고 바람의 사계는 감각과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느껴졌으나 메시지의 집중력이 부족하여 제외되었습니다. 남은 작품 가운데 드론은 시의적절한 소재와 화려한 언어감각에 호감이 갔으나 주제에 접근하는 집중력에서 아쉬움이 있어 남은 작품 목련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목련은 단시조 입니다. 이번 응모작품들 가운데 유일하게 다섯 편의 단시조만을 응모하였는데 한결같이 완성도가 높아 이호우, 이영도 선생의 시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시조는 시조의 원형이고 가장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면서도 단시조 자체로 상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아마도 믿음을 담보하기가 불안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함께 응모한 무현금과 묶어서 당선작으로 발표하면서 단시조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 이호우, 이영도 선생의 시조정신을 계승하여 시조단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는 시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심사위원 : 민병도 박명숙 정경화(예심)

 

 

  

  12회 오누이시조신인상 당선소감 / 김진옥

 

시조를 처음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만났을 때 시조는 너무 엄숙하고 무겁게만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나 여중시절 국어 선생님께서 정운 이영도 선생님의 수필과 시조를 무척 사랑하시어 아름다운 수필 구절과 시조를 많이 들려 주셨는데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엄숙하기만 했었던 고시조와 다르게 시조가 너무 아름다워서 반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입시에 치중했었던 세대여서 교육과정에서는 개개인이 시조를 감상하고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의 시와 시조는 입시에 적합한 해부의 대상이었기에 개인이 느끼고 감상할 여지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십 여 년 세월이 흐른 후 정말 운명처럼 시조를 다시 만났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그러나 이 배움의 기쁨도 잠시였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시조를 쓰는 일이 더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3.4조의 짜임에 내 마음을 담아내려 욕심을 부리니 설익어 뚝뚝 떨어져 내리는 단어들 앞에서 다시금 낙담하고 또 낙담하기도 했습니다.

이 나약한 마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저를 향해 호된 채찍이 번쩍하며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오누이시조신인상의 깊은 뜻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이 마음을 가슴에 깊이 새겨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하며 낮은 자세로 이 상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길 것입니다.

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항상 정진하는 자세로 시조의 정신을 반듯하게 세워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옥 약력

 

대구광역시 출생

초등학교 교사 역임

2021, 대구시조공모전 입상

 

 

[출처] 2021, 오누이시조 신인상 당선작 발표|작성자 시조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