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낯선 외도 /김남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2. 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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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외도

 

김남미

 

 

날이 선 송곳 하나 가슴을 찔러온다

흠집난 과일처럼 떨어져 내릴 것 같아

브라의 와이어 철심 조이는 날 많아졌다

 

민망한 일이었다, 외간 남자 그 앞에서

아이들 밥줄이자 남편의 보물섬을

생존의 거래를 하듯 내보여야 한다는 게

 

눈 질끈 감고 누운 커튼 친 간이침대

풀어헤친 앞섶 열고 애무하는 차가운 손

초음파 굴곡진 영상이 소름을 스캔한다

 

십 분이 일 년 같은 허무한 정사 뒤에

속죄 하듯 털어놓는 다정한 그이의 말

 

"결과는 정상입니다"

눈물 왈칵 쏟아진다

 

 

―『정형시학』 (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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