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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 앞에서
류미월
신발장을 정리하고 쌓인 먼지 털다가
오랜 시간 나와 함께 울고 웃던 순간들의
표정이 되살아난다
돌돌돌 말린 길들
차마 버리지 못했던 낡은 구두 한 컬레
뒷굽이 걸머졌을 지난날 먼지와 얼룩
잘 닦아 다시 놓는다
한때의 나를 보듯
가던 길 쉬어가면 발걸음도 가벼워질까
비상의 꿈을 꾸듯 비상등 다시 켜고
힘주어 내딛는 걸음
꽃중년이 피어난다
―『정형시학』 (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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